
작은 연못이 있는 곳이면 비단 같은 피부를 뽐내며 유유히 헤엄치는 비단잉어를 쉽게 볼 수 있다. 게다가 팔뚝보다 큰 놈이 보이면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런 비단잉어의 특징은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크기의 한계를 정한다고 한다. 활동 범위가 좁으면 몸집을 작게 유지하고, 범위가 넓으면 몸집을 1m 이상까지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크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마치 한 사람이 지닌 꿈의 크기에 따라 현실이 결정되는 것과 닮았다.
꿈을 크게 가지라는 흔하디흔한 말이 나이를 먹을수록 곱씹게 된다. 마라톤 선수가 10km 달리기 vs 일반인이 마라톤 풀코스 달리기, 고등학생이 초생학교 수학 문제 풀기 vs 초등학생이 고등학교 수학 문제 풀기. 더 멀리, 더 깊게 경험해 본 사람은 적당한 거리와 깊이는 식은 죽 먹기다. 10km 완주를 목표로 훈련을 해서는 42.195km 완주는 응급실행이다. 사칙연산의 이해만 가지고 미적분 풀이가 가능하면 수포자는 옛말이 될 것이다.
마라톤 풀코스를 뛰어본 지인의 말에 따르면 어느 시점 지나면 멈추고 싶어도 멈춰지지 않는다고 한다. 유체이탈 마냥 분명 머리는 정지를 외치지만 다리는 고장 난 기계마냥 계속 앞으로 내달린단다. 풀코스를 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도무지 이하기 힘든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만큼의 경지를 경험해본 사람에게 10km는 시쳇말로 껌이다. 경륜을 무시 못함은 직장이나 사회, 군 생활에서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근거리의 표적 판에 활을 쏜다고 가정하면 거의 정중앙으로 조준해야 한다. 그러나 원거리 라면 정중앙을 조준하면 중앙을 벗어날 확률이 높다. 중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거리라면 화살의 끝이 더 높은 곳을 향해야 한다. 이는 삶의 목표를 설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유혹과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향해 치달아야만 기대한 꿈의 평균치 정도는 이룰 수 있다. 그래서 적당한 꿈은 유혹들이 낚아채기 수월하기에 쉽게 타협하고 변한다.
사실 꿈을 크게 가져야 함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꿈 없이 하루를 소비하는 사람이 많은 까닭은 무엇일까? 어떤 목표든 끈질긴 집념과 집요한 실천이 꼭 필요함을 무엇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꿈의 실현으로 가는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두려움들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꿈이 저절로 현실에서 이뤄지길 기대하는 쉽고 편한 길을 오늘도 걷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의 변화를 합리화의 먹이로 삼고 말이다. 공짜가 없다는 말은 꿈에 제격이다.
"꿈은 멀리 실천은 가깝게" 꿈을 이루는 지름길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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