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무인 문구점이 생겼다. 초등학생인 딸의 성화를 못 이겨 함께 문구점에 들렀다. 10평도 안 되는 좁은 공간에 무얼 그리도 많은 종류를 진열해 두었는지. 문을 열자마자 짐짓 놀라기도 했다. 아이가 이것저것 고를 동안 함께 옆에서 아이쇼핑을 했다. 이건 문구점인지, 편의점인지 분간이 안 될정도다. 그렇게 좁은 공간을 몇 바퀴째 돌다 시선이 한곳에 머물렀다. 새총 모양의 바람개비 장난감이었다. 하늘로 쏘면 핑그르르 돌면서 빛을 내며 땅으로 떨어지는 장난감이었다. 캠핑장에서 여러 번 해보았던 장난감이라 신기한 건 아니었다. 시선이 머문 이유는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새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문구점은 커녕 아이스크림 가게 조차 변변찮았던 시골동네였다. 아이들이 모이면 산과 바다가 놀이터였고 그 속에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다. 새총도 형들 어깨너머로 배워서 만들어 놀곤 했다. 와이자 나무를 찾아 껍질을 벗기고 고무줄을 걸어서 만든 수제 새총이었다. 군인들이 훈련하는 총처럼 방과 후 모일 때면 새총을 들고 나와 사격 연습을 했다. 물론 총알은 흙 속에 숨어있는 작디작은 돌멩이였다. 새까만 고무줄이 표준이었는데 누군가가 노란색 고무줄을 감고 오면 혁신적인 제품으로 취급받았다. 부러움을 느끼는 만큼 그날은 엄마를 조르는 날이기도 했다. 새총의 원리는 알다시피 고무줄의 탄력을 이용해 날린다. 조금 당기면 가깝게 길게 당기면 멀리 날아가는 원리다. 한날 도시 촌놈이 방학을 맞아 내려왔다. 새총이 혁신적으로 보였는지 졸졸졸 따라다닌다. 마지못해 새총을 건네 본다. 하지만 촌놈은 촌놈이다. 새총을 다룰 줄 모르다니... 그래서 친절히 알려준다. 촌놈에게 알려줄 수 있었던 것은 경험이란 지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다칠까, 혹여나 사고를 칠까 겁먹고 백날을 형들 어깨너머로 보기만 했다면 가르치는 게 가능했을까. 가르치는 것은 알아야 가르칠 수 있다. 알려면 해보는 것을 따라잡을 방법은 없다. 유튜브와 릴스 구글링에 매일 새로운 지식이 쏟아져 나온다. 대부분이 흥미를 끌고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사라지는 것들이지만 말이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개성과 지식과 깨달음을 전달하려고 하는가 말이다. 하지만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천년의 비법이 실린 지식과 노하우라 해도 내가 해보지 않으면 글이고 소리일 뿐. 내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글과 소리에 마음이 움직이는 건 순간일 뿐이다. 해보지 않으면 돌아서면 잊히기 십상이다. 그래서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도전, 실행, 경험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지식은 눈과 귀로 들어와 손과 발끝으로 전해질 때 참지식이다. 가장 튼튼한 새총을 만들 수 있는 나무가 어떤 종류인지 아는가? 정답은 만들어 보면 안다. 알고 싶으면, 만들어 보라. 경험을 통한 지식이 진짜 지식이다.